이베이는 왜 지마켓을 인수하려고 할까?

몇일 전 아래와 같은 제목과 이베이, 인터파크, 지마켓 3사의 CEO의 사진이 나온 기사가 나왔다.

기사 제목 : eBay’s Plan on Hold?


기자는 이베이의 지마켓 인수가 지연되는 상황에 대한 증권 애널리스트의 의견을 다음과 같이 전한다. 
첫째는 공정위의 기업결합 사전심사 당시 대비 이베이의 주가 하락이고(9월말 대비 50%하락), 
둘째는 원화가치 하락(9월26일 1160원, 현재 1400원 수준)이라는 두가지 요인으로 이베이측이
가격을 낯추려고 하고 있다는 점, 마지막으로 매각 후 유입자금을 인터파크가 어떻게 활용할 것인지에 대한 대안 부재.

이베이 주가 차트 (출처: nasdaq.com)

그러나, 이러한 이유에도 불구하고 이베이는 지마켓의 지분을 인수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사실 이베이의 지마켓 인수 타진 관련 소식을 접한 기자 및 네티즌 분들이 여러가지 좋은 의견들을 말씀해주셨다.
 
이베이가 지마켓을 인수하는 이유를 한국시장 독점적 지위 확보로 보는 시각이 많았고, 거대공룡의 탄생을 예견하면서, 공정위의 결정에 비난하는 목소리가 높았다. 그리고 네이버 주가에도 영향을 미친다는 분석도 나왔다. 가격비교 사이트에 대한 의존을 줄일 것이란 것이다.

나는 당시에 과연 그런 이유뿐일까? 라는 생각을 했었고, 한참 시간이 흐른 지금 시점에서 생각을 정리해보려 한다.

한국의 전자상거래 거래액은 이제 포화상태에 이르렀다고 보는 것이 일반적인 관점이다.
그것은, 내수:수출이 3:7인 한국의 특성상 일정 부분 인정될 수 밖에 없는 부분이며 따라서 내수:수출이 8:2인
일본 시장에 다국적 기업들이 진출하는 것과는 조금 다른 이유가 있을 것으로 생각되는 이유이다.

이베이의 지마켓 인수 목적을 추측하기 위해 올해 부터 이베이에서 진행되고 있는 변화를 보면 다음의 세가지로 요약이 된다.

1. 셀러 보다는 바이어 쪽에 올인
2. 고정가 거래 사이트로의 변환
3. 국가간 거래의 확대 추진

1번을 가장 잘 보여주는 사건은 이베이의 쿠폰 발행이다.
이베이는 개인간 거래(C2C)사이트이다. 따라서, 이베이의 상품 가격은 고정가는 셀러가, 경매는 비딩에 참여하는 사람들에 의해 결정되어왔다. 그런데, 여기에 중개자인 이베이가 직접 개입해서 가격을 할인하는 마케팅 활동을 시작한 것이다.

물론 형식적으로 페이팔 결제시에만 본 쿠폰코드를 넣음으로써 할인이 적용된다. 그러나 페이팔은 이베이 소유기 때문에 결국은 이베이가 자기돈을 써서 이베이 사이트 내의 상품 가격을 깍아준 것이다.

이러한 할인은 일반적으로 가격 결정권한이 있는 쇼핑몰에서 이루어지는 것이기 때문에, 이베이 쿠폰발행을 처음 봤을때 나는 적잖은 충격을 받았고, 이베이의 향후 방향을 조금은 이해하게 되었다. 

가격 경쟁이 극심한 한국에서도 이베이의 한국법인인 옥션은 쿠폰을 잘 발행하지 않는다. 판매자 수수료를 깍아줘서 가격을 낮추는 방식이 더 일반적이다. 이에 반해 지마켓은 쿠폰의 종류나 할인폭 등을 고려할때 타 업체가 따라올 수 없는 입지를 구축했다.

또 한가지 이베이의 소비자향 정책 변화를 볼 수 있는 것은 올해 7월 부터 시작된 피드백 시스템의 전면 재편이다.
과거 이베이에서 피드백은 긍정적, 부정적, 중립의 세가지 단순한 구조였고 구매자와 판매자가 상호를 평가할 수 있었다.
하지만 이제는 판매자는 구매자에게 네거티브를 남길 수 없다. 그리고, 단순한 포지티브, 네거티브가 아닌 DSR(Detailed Seller Ratings)을 평가항목으로 추가했다. 한국 쇼핑몰에선 일반적인 만족도 5점 척도이기 때문에 별거 아닌거 같지만 이 DSR과 연계된 이베이의 규정을 보면 얘기가 달라진다.

항목별 30일 평균 점수를 최소 요구 기준과 비교해서 미달시에는 검색결과에 노출이 안되고, 파워셀러 자격을 잃게 된다.
따라서, 셀러들은 이제 바이어의 눈치를 보면서, 좋은 점수를 받기 위해 고객 서비스를 강화할 수 밖에 없는 것이다.
평가항목중 눈에 띄는 것은 배송속도와 배송비 인데, 개인간 거래 특성상 배송기간이 길었던 점, 판매수수료를 줄이기 위해 배송비를 과다하게 하는 판매전략이 많았던 점 등은 이제는 보기 힘들게 되었다. 

게다가 무료 배송을 할 경우, subtitle을 공짜로 해주고 검색 우선순위도 오르는 혜택이 있다. (물론 판매 수수료는 당연히 올라간다. 배송비가 거래가격에 포함되니까.) 

이러한 정책 변화를 통해서 이베이가 추구하는 방향은, 2번 항목인 고정가 판매비중이 80%가 넘어가는 지마켓 형 b2C 사이트라고 생각된다. (여기서 b를 소문자로 한 이유는 지마켓은 개인셀러 보다는 소규모 기업형 셀러들이 주를 이룬다는 점을 표현한 것임.)
그리고 이러한 전략을 통해서, 전세계 쇼핑몰 지존 아마존과 대적하겠다는 것이 아닐까?


2007년 1/4분기를 거치면서 주가가 역전되었고, 현재 시가총액도 아마존이 이베이보다 크다. 이러한 현상이 벌어진 이유는
비즈니스 모델 차이에서 기인한, 해외시장 진출 성적표 때문이기도 하다. (15일 기준 아마존 Market Cap: 17.90B, 이베이 Market Cap: 15.78B)

실제로 아마존은 일본 진출 8년만에 체결건수 기준 1위로 라쿠텐을 제칠정도로 외국계 유통업체들의 무덤인 일본 시장에서 큰 성공을 거두고 있다. 그리고, 그 시장은 이베이가 진출했다가 실패한 경험이 있는 지역이다.
(왜 이베이가 실패했는가에 대해서는 저의 다른글을 참고해주시기 바랍니다. 이베이가 일본 사업에서 실패한 이유, 마켓플레이스의 규모 도달 실패)

개인간 거래, 경매 거래 그 자체는 이베이의 가장 강력한 힘이지만, 빠른 배송 및 대량 판매와는 조금 거리가 있다.
심지어 이베이는 사이즈, 색상별로 모두 하나씩 리스팅을 해야 한다. 이는 상품번호 하나로 100종의 디자인 구두를 원클릭으로 살 수 있는 지마켓형 플랫폼과 가장 차이가 나는 부분이고, 어떻게든 이런 부분을 극복하기위해 이베이는 올 가을 부터 수량제한, 가격제한 없이 고정가 등록비를 0.35불로 바꾸게 만든 것이다.

3번 항목인 국제 거래의 확대 측면은, 여러 말 필요없이 아래의 도표로 설명이 된다.


위 표를 보면 ebay.com에 접속하는 한국사람들이 의외로 많다는 사실을 알 수 있으며, 검색사이트에 이베이 만 쳐도
수많은 이베이 경매대행, 배송대행 사이트들이 있다는 점이 이를 반증한다.

구매자 측면이 아닌 셀러 측면에서도 최근 한국에서 이베이 판매에 대한 관심이 매우 뜨거워지고 있고, 이와 관련해 무역협회와 이베이 코리아 측에서 지원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한국에서 해외로 가장 많은 상품을 발송하고 있는 사업자는?

바로 지마켓이다. 이미 3년간의 사업운영을 통해 국내의 타 업체들은 따라올 수 없는 영역을 구축했다고 생각된다.
그리고, 지마켓을 지탱하는 경쟁력 있는 셀러들이 열심히 영어로 상품을 등록해준다면?

물론 지마켓에 있는 상품은 옥션에도 다 있다. 하지만, 해외배송 운영 경험이 없다. 가격이 저렴한 한국 상품들에게 있어서 합포장은 분명 경쟁력이 있는 서비스다.

한국 물건이 해외로 얼마나 팔리겠어? 라고 웃는 분이 계실지 모르겠다.
하지만, 한국에선 흔한 D사의 멀티미디어 플레이어 한모델 가지고 한달에 이익 2천만원 내는 셀러도 봤다. (매출이 아니라 이익이고 이베이에서 tvix로 검색해보면 대충 감을 잡을수 있다.)

이베이의 회원과 지마켓의 해외배송이 결합된다면? 최소한 연 1조원 거래는 몇년 안에 달성 가능한 숫자로 생각한다.
작년 한국인 셀러들이 1000만불 판매했다는 이베이 코리아 부사장님의 인터뷰 기사를 본적이 있다. 결코 불가능한 숫자가 아니다.  

1조원은 옥션 거래액의 30%에 달하는 큰 수치이다. 그리고, 이 거래는 모두 페이팔을 통해서 이루어 지게 된다.
얼마전 이베이는 향후 머니오더나, 송금방식은 금지시키고 모든 거래를 페이팔로 일원화 하겠다고 발표했다.

게다가, 지마켓은 한국 종합쇼핑몰/이마켓플레이스를 통틀어 최초로 페이팔 결제를 받은 사이트이다.

그리고, 1불 결제를 시도해봄으로서 지마켓의 페이팔결제 수취 건수를 대강 볼 수 있었다. ^^

결론적으로, 한국내 시장 점유율 확대나, 옥션이 지마켓에 밀리니까 안전하게 지마켓도 인수한다.. 보다는

옥션은 이베이의 auction 분야이고, 지마켓은  buy it now서비스가 아닐까?
옥션은 ship to u.s. 이고, 지마켓은 ship to worldwide가 아닐까?

by globalface | 2008/11/15 02:36 | E-Commerce | 트랙백 | 핑백(1) | 덧글(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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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nked at :: Global e-Comm.. at 2009/04/16 13:15

... 부분의 사람들이 eBay의 지마켓 인수를 국내 시장 장악으로 보는 경향이 있었음에도나는 eBay의 글로벌 전략상 G마켓의 플랫폼을 활용하기 위한 인수로 예상했었다.이베이는 왜 지마켓을 인수하려고 할까?오늘 인수에 대한 공식 발표가 있은 후, 인수와 관련한 이베이측 입장이 언론을 통해 나오고 있는데,이재현 이베이 아시아태평양부사장은 G마켓을 통해 아태 지역 ... more

Commented by glsel at 2008/11/15 10:53
대부분의 사람들이 외국기업의 독과점에 대해 초점을 맞추고 있는데
이베이가 지마켓을 인수한다면
그 이후 옥션과 지마켓의 한국 내 구도가 과연 어떻게 될것인가?에 초점을 맞춘
global face님의 글을 읽고 이런 저런 생각을 해봤습니다.

옥션을 말그대로 비딩으로, 지마켓을 BIN방식으로 가져간다면
전세계 전자상거래의 축소판 격인 한국에서 그 테스트를 해보려는 시도일 수도 있겠네요.

이베이 내에서도 분명 전통적인 비딩 방식은 특유의 장점이며 그 수요는 전세계에 있다는 의견이 있었을 겁니다.
그렇지만 예를 들어 10일동안 경매 한 개 리스팅으로 수수료를 한번 받는 것보다
바이잇나우로 100개, 1000개 팔아서 그로 인해 발생하는 수익이 더 크다는 것을 머리 좋은 이베이가 모를리 없겠지요..
이러한 이베이 본사의 생각의 변화가 한국 시장에 반영될 가능성이 있다는 겁니다..

다만 다른 분들이 추론하시는 것처럼 인수 후에
단순히 한국시장을 장악해서 수수료 fee를 올리거나, 네이버 가격비교에 노출을 안해서 수익을 내겠다는 생각은
가격경쟁이 너무도 치열하고, 11번가와 같이 가격마케팅에 강력한 경쟁자가 등장한 시점에서는
좋은 생각이 아닐 수 있습니다.

서서히 옥션의 비딩방식을 강화하면서 바이잇나우를 지마켓으로 몬다.. 는 것도 일리가 있습니다.

어떤 구도가 될지는 추론하긴 어렵지만, 새로운 시장의 변화를 가져온다면
그 시장에서 어떤 방식으로 수익을 낼것인가..를 고민해봐야겠네요 ^^
Commented by Globalface at 2008/11/15 11:12
유명한 한국인 이베이 파워셀러가 한말이 생각나네요. 이베이는 동일상품 10개 이상 못올리게 해서, 아이디를 여러개 만들었다고..
이베이의 비즈니스가 이제는 변할때가 된것 같네요. 덧글 감사드립니다.
Commented by Ryo at 2009/04/13 16:45
제가 아는 분이 맞나 모르겠네요... 박?신과장님?

정말 좋은 글 쓰셨네요..
자주 찾아뵙겠습니다.. ^^
Commented by globalface at 2009/04/13 17:10
늘 Ryo님의 글 잘 보고 있습니다. ^^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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